
맹수가 나타나면 그 자리에서 머리를 박고 있는 새가 있다고 한다.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
내 삶이 여태까지 그랬다. 단순히 위험을 회피하는 걸 넘어서 내가 직면해야 할 모든 일들을 머리 박고 그냥
지나가길 기다렸다. 심지어 어려운 일들 뿐만 아니라 칭찬이나 좋은 일 까지도 머리를 박고 외면했다. 그리고 알아서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기에 실패한 것, 지금 잘 힘든 것 그런게 후회되는게 아니라 그 당시 그렇게 아무런 의지없이 살았던 것들이 후회된다. 나한테 닥친 상황을 똑바로 바라보고 대응했어야 했는데 그저 눈만 가리고 지나가길 바랬다. 그리고 스스로를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희노애락을 초월했다는 우월감 같은 걸로 비겁함을 포장했던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나한테 닥친 일들을 똑바로 마주봐야겠다. 해결하냐 못하냐 성공하냐 실패하냐 이런 결과적인 것을 떠나서 "지나가면 어떻게든 결론지어져 있겠지" 하는 식의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맹수가 다가 왔을 때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물려죽을 때는 보고 있으려 한다.
그래야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야겠다.